어쩌다 라이언에 빠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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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어쩌다 라이언에 빠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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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고백하지만 난 옴니아1 유저였다. 옴레기라는 비웃음을 사며 사라져 버린 삼성의 망작. 그래도 솔직히 디자인만 따진다면 옴레기라는 불명예는 옴니아2가 뒤집어써야 맞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책상 서랍 속에 뒹굴고 있는 옴니아1을 보면 좀 예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니까. 다들 조롱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옴니아1을 꽤 잘 썼던 걸로 기억한다. 그러다가 옴니아를 버리게 된 건 결국 카카오톡 때문이다.


그 당시는 네이트온의 마지막 기세를 잘근잘근 씹으며 카카오가 영역을 한참 확장할 때 였다. 네이트온은 업무용으로만 쓰는 늙은 메신저가 됐고, 카카오톡은 아주 프레시한 메신저 느낌이었다. 친구들도 다 카카오톡으로 모였다. 대화 움짤 등등 모든 것이 카카오톡으로 모이던 시기. 옴니아1을 쓰던 나는 그야말로 “카카오톡 나만 없어!”라는 신세한탄을 하며 친구들을 부러워하던 시기였다.


원도우모바일에 카카오톡이 들어올 리가 없다는 걸 알게 된 날 결심했다. 카카오톡으로 넘어가기로. 아이폰3gs는 너무 앱등이스러운 것 같아서(후에 아이폰만 고집하는 앱등이기 됐지만. ㅋㅋㅋ) 패스했고, 갤럭시는 신뢰도에 대한 의문이 좀 있었다. 그러다가 선택한 게 결국 HTC 디자이어HD. 써 본 자들은 최고라는 걸 알고 있기에 구체적인 설명은 패스(물론 안 써본 사람이 훨씬 많다는 게 함정이지만 ㅋㅋㅋㅋ).


그렇게 카카오톡을 시작했다. 카카오톡을 처음 쓸 때만해도 카카오프렌즈의 입지는 그저 무료로 제공하는 이모티콘 정도였다. 신성록 배우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출연해 닮은꼴로 화제가 됐을 당시에도 프로도라는 이름보다 카톡개라고 불렸을 정도니 말이다. 그러다가 라이언이 등장했다. 

 

 

라이언을 처음 봤을땐 곰인가 싶었다. 물론 카카오프렌즈의 갈기없는 사자라는 소개글을 보고 설득당해 버렸지만. 라이언의 매력은 무뚝뚝한 표정이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기쁨, 슬픔, 당황, 분노 모든 상황에서도 특유의 얼굴표정은 전혀 변하지 않는다. 이래서 카카오의 조언자 라는 역할에 걸맞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사진출처 : 위의 두 컷은 카카오프렌즈 https://store.kakaofriends.com/ 아래 한 컷은 sunday_cheezzzball 공식계정https://instagram.com/sunday_cheezzzball?igshid=jllbcl1hzmcp)

 

 

라이언을 처음 봤을때 느낌은 “곰인가? 리락쿠마랑 좀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이 정도였다. 갈기 없는 사자라는 캐릭터 소개를 보고 피식했던 것 같다. 갈기 하나 지웠는데 이렇게 귀여워질 수 있는 건가 싶어서. 어피치 튜브 등과 다르게 라이언은 표정 변화가 없다. 프렌즈의 조언자라는 역할을 위해 그렇게 만든 것 같은데, 그 모습은 결국 내 마음에 강한 한방을 날렸다. 표정에서 감정의 기복이 느껴지지 않아서 너무 귀여운 캐릭터. 그 후론 그냥 뭘 해도 귀여운 캐릭터가 됐다. 그냥 라이언 덕후가 돼버렸다. 


캐릭터나 굿즈, 귀여운 것을 좋아하긴 했지만 이렇게 미친 듯이 빠져들은 건 라이언이 처음이 아닐까 싶었다. 어쩌다가 라이언에 빠져서. ㅎㅎㅎㅎ. 라이언에 관련한 것은 최대한 모으려고 노력한다. SNS에 올라오는 수많은 이미지를 캡처해서 모으고(클라우드의 카카오 프렌즈 폴더에는 라이언 관련 짤이 현재 1,370컷이나 모였다), 맘에 드는 굿즈를 모으고, 심지어 콜라보 제품의 라벨 혹은 포장지에 새겨진 라이언도 모은다. 가끔 와이프는 포장지를 정성스레 가위로 오려내는 나를 보며 빵 터져서 한참을 웃지만, 그래도 라이언이 좋은 건 어쩔 수 없다. 라이언은 정말이지 완벽한 생명체라 어떤 공간 어떤 브랜드와 붙여도 찰떡같이 어울린다. 그게 라이언의 무한한 매력이 아닐까 싶다.  

 

 

일을 하다가 지칠 땐 착상 한편에 놓인 라이언 야구공을 들어서 한번 보고 오른손에서 왼손으로 주고 받으며 가벼운 캐치볼을 한다. 그러면 왠지 다시 일을 할 에너지가 생기는 것 같아서... 물론 야구공 말고도 책상과 지갑 등 여러 곳에 라이언이 공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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