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타리, 가게 이름을 들었을 때 막연하게 느타리버섯을 떠올렸는데, 역시 버섯이었다. 성수동 상원중학교 앞 조용한 이면도로에 있는 르타리는 왠지 가게 분위기도 이 골목과 딱 맞는 것 같아서 흥미로운 곳이다. 성수동을 묻는 친구들에게 항상 농반진반으로 말하는 아직 저평가된 우량주 성덕정길에 있는 르타리. 도로면 주소는 성덕정길이지만 사실상 본진이라기보다 약간 초입에 한적한 곳에 있는 르타리. 우디집이나 어페어커피가 있는 골목 라인이 성덕정길의 본진이라면 르타리가 있는 곳은 그보다 두 블록 안쪽이라. 성덕정길 자체가 그렇게 시끌벅적하진 않지만(연무장길에 비하면 엄청 조용 ㅎㅎㅎㅎ) 그중에서도 제일 한적한 곳이 아마도 르타리 근처가 아닐까 싶다.
르타리는 버섯을 재배하고, 그것을 이용해 만든 요리를 내는 곳이다. 가벼운 브런치를 할 수 있는 도시농업형 카페(응?)라고 설명하면 적절 할 것 같다. 1층은 카페 공간이지만 지하에서는 버섯을 직접 재배하기 때문에 도시농업형 카페라고 하는 게 제일 적절하지 않을까 싶어서. ㅎㅎㅎㅎ. 지하에서 직접 재배한 버섯을 이용해 요리를 하기 때문에 왠지 모를 신뢰감이 뿜뿜 드는 곳 르타리. 그리고 실내 등 갓 부분을 버섯 균사로 만든 거라고 한다. 버섯 포스터를 내부에 배치한 것뿐만 아니라 이런 곳에도 르타리의 아이덴티티를 담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이렇게 간판, 인테리어 등등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가게는 보편적으로 맛이 좋다는 것이 나의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뇌피셜. ㅎㅎㅎㅎ.
1층 카페 공간 한 편에 쇼윈도와 연결되 공간이 하나 있는데 이는 버섯 재배 쇼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카페 안쪽에서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는 곳인데, 뭔가 싶어서 쭈뼛쭈뼛하면서 서있으니까 사장님이 "한번 들어가서 보세요 버섯 키우는 걸 볼 수 있어요!"라고 상냥하게 이야기해 주셔서 솔직히 조금 감동. ㅎㅎㅎㅎ. 여러 종류의 버섯을 구경할 수 있는 신기하면서도 재밌는 곳이었다. 르타리의 아이덴티티를 아주 명확하게 담고 있는 공간.
메뉴판을 펼쳐서 구경 겸 무엇을 시킬지 고민을 해봅니다. 첫장을 넘기면 르타리가 무엇을 하는 공간인지 대략적인 설명을 해뒀는데, 그림하고 문구가 너무 앙증맞게 잘 어울려서 귀엽습니다. ㅎㅎㅎㅎ. 그리고 메뉴를 선택합니다. 저는 이날 버섯 수프와 천연 발효빵, 커피를 주문했습니다. 르타리에서는 빵은 뺑드에코와 협업을 하고 있고요, 커피 원두는 로우키 성수에서 가져온다고 합니다. 어쩐지 익숙한 맛. ㅎㅎㅎㅎ.
좋은 자리에 앉아서, 주문한 버섯스프와 천연발효빵, 커피를 먹습니다. 사진을 묶지 않은 이유는 자리를 좀 더 크게 보여주고 싶어서... 저 자리가 르타리에서 상석인 것 같습니다. 큼직한 통창이 시원하게 열려 있어서 날 좋을 때 저 자리에서 먹으면 왠지 야외에서 브런치를 즐기는 느낌이라... 허세갑. ㅎㅎㅎㅎ. 음식도 역시 예상대로 맛있었습니다. 역시 디테일을 무시하지 않는 가게는 맛도 좋다는. 빵은 리필이 되기 때문에 조절하지 않으면서 먹어도 됩니다. 저는 그걸 모르고 엄청 양을 안배하면서 먹었는데, 다 먹고 알아버렸음. ㅠ.ㅠ 다음엔... ㅎㅎㅎㅎ. 당신의 가까운 버섯농장 르타리. 앞으로 점심을 가볍게 먹고 싶을 때 종종 방문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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